기독교의 십계명 | 필론 vs 아우구스티누스

십계명(十誡命, Ten Commandments)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반드시 지키도록 명하신 열 가지 계명을 말한다. 구약성경 출애굽기 20장에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가톨릭(천주교)과 개신교가 분류한 십계명은 차이가 있다. 기독교는 왜 십계명을 다르게 분류한 것일까.

십계명의 유래

B.C. 1498년경,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시내산으로 부르셔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틀간 몸과 마음을 정결케 하고, 셋째 날을 맞을 준비를 하라고 지시하셨다(출애굽기 19:3, 10~11).

셋째 날, 하나님께서는 시내산 앞에 모인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큰 음성으로 십계명을 반포하셨다. 그러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의 음성이 큰 천둥소리로 들렸다. 이스라엘 백성은 몹시 두려워하며 모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 전해달라고 청했다.

여호와께서 그 언약을 너희에게 반포하시고 너희로 지키라 명하셨으니 곧 십계명이며 두 돌판에 친히 쓰신 것이라

(신명기 4:13)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온전히 준행하겠다고 하나님 앞에 맹세했다.

모세는 하나님의 십계명이 적힌 돌판을 받기 위해 시내산에 올라갔다. 그러나 시내산에 올라간 모세가 오랫동안 내려오지 않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겠다는 맹세는 잊은 채 귀걸이를 모아 송아지 형상을 만들었고, 그것이 자신들을 인도할 신이라고 숭배했다(출애굽기 32:1~4).

모세는 시내산에 올라간 지 40일이 되던 날 산에서 내려오다가 금송아지 앞에서 제사를 드리고 먹고 마시며 뛰노는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에 크게 분노한 모세는 십계명이 적힌 돌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리고 레위 자손에게 금송아지 우상을 섬긴 백성을 죽이라고 명했다. 그날 삼천 명이 죽임을 당했다. 더불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이르기까지 함께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너희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게 하려니와 나는 너희와 함께 올라가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중로에서 너희를 진멸할까 염려함이니라 하시니

(출애굽기 33:3)

모세는 하나님께 나아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부디 가나안까지 함께해주시기를 간구했다. 백성들 역시 몸에 단장품을 제하고, 하나님께 경배를 올렸다.

모세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돌판 두 개를 만들어 시내산으로 올라오라고 명하셨다. 모세가 돌판을 가지고 시내산에 올라가자, 하나님께서는 두 돌판에 십계명을 새겨주셨다.

〈모세와 십계명(Moses and the Commandments)〉, 프랑스의 화가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作. 출처: Artvee

성경의 십계명

1. 너는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2.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3. 너는 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는 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4.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제 칠일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육축이나 네 문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제칠일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5.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6. 살인하지 말지니라

7. 간음하지 말지니라

8. 도적질하지 말지니라

9.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지니라

10.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두 번째 십계명을 받아온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십계명을 보관할 성막(성소)을 지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성막을 지을 금, 은, 놋과 포목, 목재 등을 가져왔다(출애굽기 35:4~29).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은 성소의 가장 안쪽 지성소의 언약궤 안에 보관되었다.

기독교의 십계명 분류

‘유대인 필로(Philo Judaeus)’라고도 불리는 고대 알렉산드리아의 철학자 필론(Philon)은 A.D. 1세기경 긴 문장으로 된 성경의 십계명을 보기 쉽게 분류하였다. 그러나 로마가톨릭교회는 5세기경 이 십계명을 수정하고,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아우구스티노)의 분류법을 적용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어거스틴(Augustine)’으로 알려진 가톨릭의 대표적인 교부로, 교부철학과 신플라톤학파의 철학을 결합해 가톨릭 교리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아우구스티누스와 교부들은 “너는 무슨 우상이든지 숭배하지 말라”는 둘째 계명을 첫째 계명에 포함시켜 삭제하고, “네 이웃의 집을 탐하지 말라”는 열 번째 계명을 두 가지로 분리하였다. 더불어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넷째 계명은 “주일을 지키고”라는 내용으로 수정했다. 천주교에서는 이렇게 재분류한 십계명을 ‘천주십계(天主十誡)’라고 부른다.

천주교는 “우상 숭배 금지는 이미 한 분 하나님만 섬기라는 첫째 계명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아내를 탐하는 것과 재물을 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종류의 죄악이므로 각각 다른 계명으로 분류하는 것이 마땅하다. 안식일은 폐지되었고, 현재 주일예배라 하여 일요일을 지키고 있으므로 십계명을 이와 같이 분류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십계명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단순한 분류법의 차이일 뿐 성경의 십계명과 다른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십계명을 합치고, 고치고, 나누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뜻이 단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은, 사람의 판단과 생각에 따른 행위다.

하나님께서 명하신 십계명과 그들이 분류한 십계명의 가장 큰 차이는 우상 숭배하지 말라는 계명을 보이지 않도록 숨기고,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을 태양신 숭배 사상에 기인한 주일을 지키라는 계명으로 수정한 점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크며, 누구든지 성경 말씀에서 무언가를 삭제하거나 더하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 하셨다(이사야 55:8~9, 요한계시록 22:18~19).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진정한 믿음을 가진 자, 영생 복락이 약속된 천국에 들어갈 자는 성경에 있는 그대로 행하는 자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마태복음 7:21)

[관련 영상]

[참고 자료]
1. [종교, 아 그래?] 개신교와 천주교, 십계명이 다르다?, 《조선일보》, 2016. 1. 8.
2. 《상해천주교요리(중)》, 윤형중, 가톨릭출판사
3. 필론, 두피디아 두산백과
4. [철학 속 인물이야기] (5) 아우구스티누스, 《어린이 조선일보》, 2013. 4. 2.
5. 가톨릭과 개신교의 십계명은 다른가요?, 가톨릭 길라잡이